전쟁 4일 차, 목표가 4개다 — 72시간의 전쟁이 드러낸 5가지 구조적 모순

2월 28일 새벽, Operation Epic Fury가 시작됐다. 72시간이 지난 지금,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죽었고,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멈췄고, 미군 6명이 전사했고, 중동 전역의 공항이 폐쇄됐다. 그리고 오늘 아침 9시, 한국 코스피가 4일 만에 열린다.

이 전쟁은 72시간 만에 이미 여러 가지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본 글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기반으로 이 전쟁의 구조적 모순 5가지를 분석한다.


모순 1: 전쟁의 목표가 4개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Mark Warner) 의원은 3월 2일 루비오 국무장관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기밀 브리핑을 받고 나온 직후 CNN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 8~9일 동안 최소 4가지 다른 목표를 들었다”

워너가 열거한 목표:

  1. 이란의 핵 능력 파괴
  2. 탄도미사일 능력 제거
  3. 정권 교체(regime change)
  4. 이란 해군 격침

그리고 덧붙였다. “이 목표들 중 어느 것이 충족되면 끝인지 모르겠다(I’m not sure which of those goals, if met, means that we’re at an end game).”

같은 날, 트럼프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식적으로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신규 미사일 생산 중단, 해군 제거, 핵무기 보유 방지 — 그리고 “협상 가능한 상대 만들기.” 하지만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같은 날 “정권 교체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틀 전 “정권이 확실히 바뀌긴 했다(regime sure did change)”고 말한 바 있다.

전쟁의 목표가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도 날마다 바뀐다. 워너의 질문은 간단하다.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이 전쟁은 끝나는가?” 아직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모순 2: 루비오의 선제공격 논리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이번 공격의 법적·전략적 근거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있을 것을 알았다. 그것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것도 알았다. 이란이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타격하지 않으면 우리 피해가 더 클 것을 알았다.”

이 논리를 풀어보면 이렇다.

  1.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것을 미국은 알고 있었다
  2. 이란이 보복으로 미군을 공격할 것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쳤다

즉, **”동맹국이 시작할 전쟁의 보복을 막기 위해 우리가 먼저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헌법상 의회의 전쟁 선포 권한과 어떻게 양립하는지에 대해, 국제위기그룹(ICG)의 브라이언 피누케인(Brian Finucane)은 명확하게 말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합리적 법적 정당화는 없다(There is no plausible legal justification for the U.S. attack on Iran).”

전쟁권한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 투표가 이번 주 의회에서 진행된다. 통과해도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하므로 상징적이지만, 전쟁의 법적 기반에 대한 논쟁은 전쟁이 길어질수록 커질 것이다.


모순 3: 월스트리트의 이중 인격

3월 2일, 전쟁 개시 후 첫 미국 장이 열렸다.

장중: 다우 -1.5%, 나스닥 -1.6%까지 급락 장 마감: 나스닥 +0.36% 상승 마감, 엔비디아 +2.93%, 마이크로소프트 +1.48%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말했다. “시장은 이런 일로 크게 안 변한다. 장기적으로 정당한 평화(long, just peace)의 확률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빅테크가 현금 보유량이 풍부해서 전쟁 여파에도 견딜 것으로 판단했고, 저점매수에 나섰다. CNBC는 이를 “전쟁? 매수 기회”로 해석했다.

그런데 마감 후:

  • 다우 선물: -716pt (-1.46%)
  • S&P 선물: -1.52%
  • 나스닥 선물: -1.90%
  • 금: +3.37% → $5,425
  • 비트코인: -2.01%

마감과 선물 사이에 무엇이 바뀌었나?

트럼프가 CNN에 말했다. “아직 세게 때리지도 않았다. 큰 파도는 아직 안 왔다(We haven’t even started hitting them hard. The big one is coming soon).” 지상군 투입도 배제하지 않았다.

CNN은 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향후 24시간 내 이란 공격이 대폭 강화(major uptick)될 것”**이라고. 루비오는 “가장 강한 타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hardest hits are yet to come)”고 했다.

또 하나의 충격: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3 요격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작전 4일 차에 미사일이 바닥나기 시작한 것이다.

월스트리트는 월요일 낮에 “이 정도면 괜찮다”고 판단했고, 월요일 밤에 “괜찮지 않다”로 바꿨다. 화요일 아침 아시아 시장은 어느 쪽 월스트리트의 판단을 반영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모순 4: 전선은 7개, 동맹은 동맹끼리 쏜다

72시간 전 전선은 0개였다. 지금 최소 7개다.

전선상황
이란 본토1,200+ 표적 타격, IRGC 1,500+ 사망(이스라엘 추산), 24개 주에 폭격
이스라엘이란 미사일 공격, 10명+ 사망 (예루살렘 인근 대피소 9명 포함)
레바논헤즈볼라 참전(2024년 11월 휴전 파기), IDF 베이루트 공습, 52개 마을 대피 명령
이라크친이란 민병대 참전, 미군 기지 공격, 에르빌 공항 인근 폭발
걸프 6개국UAE·카타르·쿠웨이트·사우디·바레인·오만 타격
키프로스RAF 아크로티리 기지 드론 피격 — EU 영토 최초
사이버이란 인터넷 1% 블랙아웃, 60+ 핵티비스트 그룹 활동

그리고 동맹국이 동맹국을 쐈다.

3월 1일: 쿠웨이트 방공망이 미 공군 F-15 전투기 3대를 격추했다. “활발한 전투 중 — 이란 항공기, 탄도미사일, 드론 공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 미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에 의해 오인 격추됐다”고 CENTCOM이 발표했다. 승무원 6명은 전원 사출·구조됐다.

별도로, 쿠웨이트에서 미군 6명이 전사했다. 민간 항구 슈아이바의 임시 작전본부가 이란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것은 Operation Epic Fury 이후 최초의 미군 전사자다.

카타르는 이란 SU-24 전투기 2대를 격추했고, 탄도미사일 7발과 드론 5대를 요격했다. 미국의 걸프 동맹국이 이란 전투기를 직접 격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모순 5: 전쟁은 “예정대로”인데 미사일은 바닥난다

트럼프는 CNN에 “전쟁이 예정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running ahead of schedule)”고 말했다. 4~5주 작전을 예상하지만 “더 오래 갈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했다.

동시에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토마호크와 SM-3 재고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정리하면:

  • 전쟁은 4~5주 예상
  • 아직 4일 차
  • 이미 1,200+ 표적 타격
  • 그런데 미사일 재고가 바닥

“큰 파도는 아직 안 왔다”는데, 그 큰 파도를 일으킬 미사일은 부족해지고 있다.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미국이 미사일 재고를 급속히 보충해야 하므로 방산주 관련 재정 지출이 급증할 것이다. 둘째, 미사일이 부족해지면 작전 방식이 바뀐다. 트럼프가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은” 것과 이 미사일 재고 문제는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영향: 오늘 9시에 4일치가 온다

코스피 마지막 종가는 2월 27일(금) 6,244.13이다. 삼일절과 대체휴일로 3월 2~3일 쉬었다. 오늘 9시에 열리는 장은 4일간의 충격을 한꺼번에 반영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1,420~1,430 레인지에서 움직이다가, 어젯밤 역외(NDF)에서 1,472까지 치솟았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화가 1,480~1,500선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면 유가 $130까지 상승하고 1,500 돌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랠리에 합류하려는 개인 투자자의 저점매수(buying the dip)”가 하락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코스피 6,000 돌파 랠리를 주도한 반도체 업종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브렌트 기준 +13% 급등해 배럴당 $80 수준(4년 최고치)이다. Energy Aspects의 아무리타 센(Amrita Sen)은 CNBC에 “현재로서는 $80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면서도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라고 했다. 작년 기준 호르무즈를 통과한 석유는 하루 1,500만 배럴, LNG는 연간 8,000만 톤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에 의존한다. 유가 급등은 경상수지 악화 → 원화 약세 → 수입 물가 상승이라는 전형적인 에너지 수입국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

정부는 이미 비상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 구윤철 부총리는 에너지 수입 흐름, 외환 시장, 자본 이동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안정화 조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1. “큰 파도”의 실체 미 고위 관계자가 “향후 24시간 내 공격 대폭 강화”를 예고했다. 이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 특히 미사일 재고 부족 상황에서 어떤 대안 무기 체계를 동원하는지가 핵심이다.

2. 이란 임시 지도부의 결정 이란은 3인 임시 지도위원회를 구성했다. 라리자니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새로운 잠재적 지도부가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협상 채널이 열리는지가 전쟁의 길이를 결정할 것이다.

3. 의회 전쟁권한결의안 표결 이번 주 진행되는 표결은 상징적이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법적 논쟁은 실질적 정치적 압력으로 전환된다. 노스캐롤라이나 4지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이미 이란 전쟁이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 중간선거 프라이머리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4. OPEC+의 증산 대응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은 러시아 주도의 OPEC+ 증산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 OPEC+는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40%를 통제한다. 증산 결정이 빨리 나오면 유가 $130 시나리오는 제한될 수 있다.

5. 코스피 오전장의 외국인 매매 2월 마지막 주 외국인은 11조 7,8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1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흡수했다. 오늘 외국인이 추가 매도에 나서는지, 아니면 반도체 저점매수에 합류하는지가 단기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정리

72시간 전, 이란과 미국은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트럼프는 CNN에서 말했다. “거의 합의에 도달했는데 그들이 빠졌다. 그러고 다시 와서 거의 합의했는데 또 빠졌다. ‘이 사람들과는 협상을 못 한다. 올바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올바른 방식”의 결과가 지금이다.

555명 이상의 이란인이 죽었다. 168명의 여학생이 학교에서 죽었다. 미군 6명이 전사했다. 이스라엘에서 10명이 죽었다. 걸프 5개국에서 5명이 죽었다. 레바논에서 31명이 죽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멈췄다. 수천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수십만 명이 발이 묶였다.

그리고 트럼프가 말했다. “큰 파도는 아직 안 왔다.”

이 전쟁의 목표가 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목표가 뭔지 모르는 전쟁은 언제 끝나는지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오늘 아침 9시에 코스피가 열리고, 이 전쟁의 가격이 매겨지기 시작한다.

위로 스크롤